장용선 작가는 생명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하는 예술가이자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이다. 그는 조형 작가로 금속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라는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작품을 통해 사유한다. 그의 작업은 생명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탐구의 끊임없는 과정으로 그것은 재료, 소재, 관점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작가 작업 세계의 근원이자 포괄적 주제이다.
'잠재적 천연기념물'
번잡함으로 가득한 도시공간은 자연을 밀어낸 자리에서 가능했다. 도시는 자연의 살 권리를 빼앗아야만 그 자리를 바탕으로 서식하고 풀들을 집요하게 억압한 자리에서 피어난다. 하지만, 자연은 악착스럽게 그 경계에서 분주히 퍼져나가고 그 틈새를 메꿔 나가곤 한다. 도시 공간 곳곳은 그렇게 지워지고 사라지는 자연과, 사라지지 않으려는 자연과의 긴장감 넘치는 투쟁의 현장이 된다. 결과적으로 산과 나무와 풀이 삭제된 공간에서 도시가 탄생하고 자리의 본래 주인 자연은 그 주변부로 밀려 나가거나 도시 공간에 가축화된 상태로 관리 되던가 그렇지 않으면 무심히 방치된다. 도심에 자리한 나무와 풀은 도시와 공생하는 자연, 아니 도시에 기생하는 기이한 자연이고 그것들은 끊임없이 보호와 훼손의 극단 속에서 운명이 갈리는 처지에 놓인다. 도시 미관을 위해 심어진 후 목적에 의해 뽑히고 버려지는 녹지 식물의 사체를 도시를 상징하는 콘크리트와 함께 전시실 안에 병치하여 생(生)과 사(死)가 혼재된 현장, 그러나 어느 누구도 괘념치 않는 사건의 현장을 건조한 어조로 시각화한다. 전시장 안에 놓인 들풀들은 도시 속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구조물의 비좁은 틈 사이로 뿌리내리며 생명을 영위하는 거추장스러운 관리대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들은 좁은 틈을 비집고 나와 생의 흔적을 남기고, 유약하나 질긴 생명력을 지닌 미시적 존재로서 천천히 점멸을 반복하며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작가노트 中-
'잘려나간 길가의 들풀'
너무도 하찮아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길가에 우후죽순 자라나는 풀더미(잡초)들을 일명 ’미관불량 녹지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잘라내는 행위의 결과물인 ‘풀 더미’, ‘풀폐기물’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수년간의 실험 끝에 죽음을 맞이한 생명체(훼손된 들풀)를 미술작품의 주재료로 사용하여 시각화하였다. 이 풀들은 자생력이 강해 개체수의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가정아래, ‘정비사업’이라는 가명의 실제이름 ‘훼손’이라는 행위의 대상이 되기에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 행위들이 진정 시민을 위하고, 도시경관을 위한 옳은 행위라 하여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이 들풀 또한 ‘천연기념물’이라는 멋들어진 명칭과 함께 ‘보호해야 할 식물로 지정’될 것이라는 자가당착에 봉착하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본다. 지금 우리 주변에 조용히 서식하고 있는 보호받지 못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은 ‘잠재적 천연기념물’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우리의 가치기준으로 만들어낸 우리 삶의 터전 “도시” 번잡함으로 가득한 도시공간은 자연을 밀어낸 자리에서 가능했다. 도시는 자연의 살 권리를 빼앗아야만 그 자리를 바탕으로 서식하고 풀들을 집요하게 억압한 자리에서 피어난다. 하지만, 자연은 악착스럽게 그 경계에서 분주히 퍼져나가고 그 틈새를 메꿔 나가곤 한다.
도시 공간 곳곳은 그렇게 지워지고 사라지는 자연과, 사라지지 않으려는 자연과의 긴장감 넘치는 투쟁의 현장이 된다. 결과적으로 산과 나무와 풀이 삭제된 공간에서 도시가 탄생하고 자리의 본래주인 자연은 그 주변부로 밀려나가거나 도시 공간에 가축화된 상태로 관리 되던가 그렇지 않으면 무심히 방치된다. 도심에 자리한 나무와 풀은 도시와 공생하는 자연, 아니 도시에 기생하는 기이한 자연이고 그것들은 끈임 없이 보호와 훼손의 극단 속에서 운명이 갈리는 처지에 놓인다.
-자본주의적 가치기준에 의해 일정량의 길이에 도달하면 인간의 개입과 동시에 도태되어야 하는 ‘사소한 생명체’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기준과 의미로 자연을 선택의 대상 즉, 보호와 훼손의 가치 갈림의 대상으로 구분하는 것일까?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용기를 내어야 할까?
본인은 우리가 당연하듯 구분한 ‘사소한 생명체’의 죽음을 작품으로 시각화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에게 저지르는 과도한 집착과 만행에 대한 시각을 다양한 각도로 풀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전시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자연에 대한 우리의 진정한 가치 있는 태도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고자 한다. -작가노트 中-
장용선 작가는 “예술은 인간의 정신 줄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내 작업은 은유를 통해 무언가를 짚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세상 만물에 더 귀하고 덜 귀한 생명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은 예술가로서의 그가 갖고 있는 생명의 본질 추구와 맞닿아 자연과 인간, 생태 환경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기에 이르렀다. 작가는 그의 작품을 통해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생명에 대한 가치 질문을 던진다.
Treasure Your Life
강아지풀, LED디밍조명, 아크릴박스, 나무좌대
26cm x 26cm x H120cm_2020
박물관에 강아지풀 유물이 전시되었다. 전시장 가운데 가볍게 정지된 채 매달려 있는 강아지풀 조형체를 박물관 전시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멋진 장식이 있는 유물장에 설치하였다.
강아지풀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들풀 중 하나로, 늘 우리 발 밑에서 밟혀지고 제초되어 쓰레기로 버려지는 식물이다. 그 강아지풀로 만든 작품이 마치 보물처럼 반짝이며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그 모습을 관람하는 인간들의 시선과 태도가 아이러니한, 우리 인간의 본 모습을 보게 하는 의도가 담긴 작품이다.
채집된 조각 Collected Shards
제초된 각종 들풀을 넣어 반죽한 시멘트 캐스팅 블록
가변설치_2023
인간은 본래 풀들이 자리잡고 생명을 영위하던 터전 위에 문명을 세운다. 초고층 건물을 끝없이 올리고 멀게만 느껴졌던 섬과 섬을 잇고 산을 헐고 강을 메꾸고 들판을 정돈하며 도시는 견고해져 왔다.
도시를 가장 극적으로 상징하는게 무엇일까? 작가는 그것이 육중한 콘크리트라고 한다. 도시를 짓는데 첨병 같은 역할을 했을 도로. 그 도로를 표현한 작품으로, “그 길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를 고민한 작가의 작업이다. 바닥에 깔린 콘크리트 블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화석처럼 느껴지는 원주민들의 흔적이 보인다. 견고할 것 같던 블록 사이는 틈이 가서, 언제든 부숴질 것 같다. 블록과 블록 사이,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풀 조각들은 치열하게 살아온 생의 흔적을 보여주고, 그 찬란하고도 끈질긴 생명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천하에 드러낸다.
개인전
2024 간.극. – 필룩스 조명박물관, 양주, 경기도
2023 밤, 헤는 별 – 정문규 미술관, 서울
2022 GANIC RESONANCE THROUGH FORM – High Performance Art Gallery, 런던, 영국
2022 유랑빛 –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 대구
2021 박제풍경 – 서울시청 하늘광장갤러리, 서울
2020 초록갈변 – 인천문화재단 예술공간 트라이보울, 인천
2019 WHERE IS YOUR QUERENCIA? 너의 안식처는 어디인가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18 불안한 리드 – 서울문화재단 지원전시 – 스페이스 나인, 서울
2017 RECEPTACLE OF LUMINOSITY – 갤러리 도스, 서울
2017 INFINITE SHIMMER – 갤러리 팔레드서울, 서울
2017 잠재적 천연기념물 – 대안공간 눈, 수원
2014 BEYOND THE SILENCE -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2013 PARTICLES IN NATURE - 갤러리 아트리에, 안양
2012 LUMINESCENT IN DARKNESS -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0 PARTICLES OF DARK MATTER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그룹전
2025 The Overstory:교차하는 물질들, 국제공항전시, 김포국제공항 국제선3층, 서울
지구초상화, 필룩스 조명박물관, 양주, 경기도
2024 서울조각페스티벌 제1회 서울조각상, 경계 없이 낯설게,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
백 개의 주머니로 만든 하루, 금천문화재단 금나래갤러리, 서울
NORDART 2024, 카를스휘테 미술관, 뷔델스도르프, 독일
2023 지구에 커튼을 쳐 줄께, KT&G상상마당 홍대갤러리, 서울
2022 문화유목의 길-거리없는 여행, 경기문화재단 파주 해마루촌, 파주시, 경기도
행궁유람 행행행,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경기도
우리가 만든, 그리고 사라지는,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
2021 역사의 방향들, 서울시립미술관 SEMA 창고
지구라트 페스티벌 '아트프로젝트-지속 가능한 미래', 경기문화재단 연천아트하우스, 연천군, 경기도
도시의 불빛 저편에, 금호미술관, 서울
초원산방, 김포문화재단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 김포, 경기도
2020 움직이는 물,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Here We Are, 수창청춘맨숀, 대구
2019 Sculpture Space 오픈스튜디오, Sculpture Space, 유티카, 뉴욕, 미국
창원조각비엔날레 비조각의 프롤로그,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 창원
2018 DMZ 평화정거장 예술창작전시, 경기관광공사 DMZ 캠프그리브스, 파주
정신과 시간의 방,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김해
INTER-CITY展 경계의 무늬,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 단원미술관, 안산
강원, THE STORY 평창올림픽 기념전시, 강릉아트센터, 강원도
오산시립미술관 신소장품전, 오산시립미술관, 오산
2017 발견의 여정 Voyage of Discovery,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김해
2016 THE GREAT ARTIST, POSCO신진작가공모전, 포스코 미술관, 서울
2015 NORDART 2015, 카를스휘테 미술관, 뷔델스도르프, 독일
CRAFTED MATTER-CONTEMPORARY KOREAN SCULPTURE, 윌프리드 이스라엘 뮤지엄, 하조레아, 이스라엘
201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포항시립미술관, 해도근린공원, 포항
2013 MOVEMENT STEEL ART,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심포지엄 / 레진던시
2023 MONGOLIAN ART 국제조각심포지엄, 울란바토르, 몽골
2020 춘천조각 공공미술 심포지엄, 춘천, 강원도
2019 Sculpture Space 선정작가, 유티카, 뉴욕, 미국
2019 ART IN THE FOREST 조각 레지던시, 하노이, 베트남
2018-19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2018 베일리큐쥬 국제조각심포지엄, 이스탄불, 터키
2018 DMZ PEACE PALTFORM 창작스튜디오, 스튜디오 BEQ, 경기관광공사 DMZ정책과, 경기도
2017-18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장기입주작가
2017 현대제철 3S포럼 초청위원
2016 NORDART2016 국제 심포지엄 - 카를스휘테 미술관, 뷔델스도르프, 독일
수상/ 선정
2024 제1회 서울조각상 공모선정, 서울
2023 제12회 필룩스 라이트아트 공모선정, 양주
2021 유리상자-아트스타 2021 공모선정,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0 인천문화재단 트라이보울 초이스 공모선정, 인천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사업지원 선정작가
2018 청년예술지원사업 최초예술지원(시각예술), 서울문화재단, 서울
2017 제3회 포트폴리오박람회 우수상, 서울예술재단, 서울
2015 NORDART2015 퍼블릭초이스 어워드 1등, 카를스휘테 미술관, 뷔델스도르프, 독일 외 다수 수상
주요 작품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도청 신청사 (수원), 오산시립미술관 (오산),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Sculpture Space (뉴욕, 미국), Holland America Line (미국), Kunstwerk Carlshütte 미술관 (독일), 르메르디앙 서울 (서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 Chantier Naval Couach (프랑스), Beylikdüzü Atatürk 컬쳐센터 (이스탄불, 터키), Flamingo 현대미술관 (베트남), 양구군청 (강원도), 춘천시 (강원도), 신한아이타스 (서울), 국민체육진흥공단 (하남), KT&G (수원), LOTTE E&C (서울), GS E&C Corp. (서울, 인천), SAMSUNG C&T (서울, 부산), DAELIM (서울), DAEWOO E&C (과천)